닿을 수 없는 것을 향한 맹목적 갈망
욕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미 가진 것을 향한 욕망과,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을 향한 욕망. 피에르 루이스의 소설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 다루는 것은 오직 후자다.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이해 불가의 영역인 타인의 내부를 향한 맹목적인 갈망. 이 한 문장이 이 소설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98년 출판되어 여러 차례 영화화된, 특히 루이 브뉘엘의 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으로 널리 알려진 피에르 루이스의 이 '스페인 소설'은 단순히 정념의 노예 상태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타인에게 느끼는 욕망의 구조 자체를 해부하는 소설이다. 원하기 때문에 아프고, 아프기 때문에 더 원하는 — 그 악순환의 정밀한 기록.
세비야의 카니발, 한 남자의 함정
1896년 2월, 세비야. 앙드레 스테브노는 카니발의 끝 무렵을 보내며 기대했던 연애를 하지 못한 것에 실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아름다운 안달루시아 여인이 탄 마차가 지나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녀는 누구인가? 그녀의 이름은 콘치타 페레스. 그러나 그녀의 삶은? 앙드레는 그녀의 옛 연인이었던 지인 돈 마테오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테오는 현존과 부재, 황홀감과 굴욕, 진실과 거짓말로 점철된 그 격렬한 관계의 전말을 털어놓는다. 앙드레는 과연 내일의 만남에 나타날 것인가, 자신도 하나의 꼭두각시가 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리고 마테오는 다시 한번 유혹에 굴복할 것인가?
소설은 이렇게 이중의 올가미를 설계한다. 돈 마테오의 고백을 통해 독자는 콘치타가 어떤 존재인지 먼저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경고를 듣고도 앙드레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보며,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이성을 초월하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꼭두각시의 해부학
카니발 기간 중 프랑스인 앙드레 스테브노는 젊은 안달루시아 여인 콘셉시온 '콘치타' 페레스에게 첫눈에 사로잡힌다. 친구 돈 마테오 디아스는 그를 말리며 자신과 그 여인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 — 끊임없이 끌렸다가 거절당한 14개월의 역사 — 를 들려준다. 콘치타는 마테오를 고문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른 남자들과 시시덕거렸고, 그가 질투와 분노를 드러낼 때마다 오히려 그를 죄인으로 만들었다. 마침내 자신이 그녀의 꼭두각시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마테오는 격정이 폭발하여 그녀를 폭행하기에 이른다.
마테오는 결국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는다. 콘치타가 그의 정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온갖 방식으로 그를 폭력과 굴욕으로 몰아가며, 그에게 다른 여자와의 접촉도, 극장 출입도, 독서도 금지하는 한편 자신은 거리낌 없이 그를 배신한다. 심지어 편지를 써서 자신이 다른 남자와 있는 곳으로 그를 불러, 그 현장을 목격하게 하기까지 한다. 그로 인해 두 남자 사이에 결투가 벌어지고, 마침내 마테오는 그 지옥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탕헤르로, 이탈리아로 도망친다. 그러나 이 '꼭두각시'의 이야기가 젊은 프랑스인 앙드레를 단념시키는 것은 아니다. 더욱 치욕스럽게도, 마테오 자신도 다시 그녀를 찾아 나선다.
이것이 욕망의 진짜 논리다. 그것은 지식으로 막을 수 없다. 결말을 알고도, 경고를 받고도, 인간은 다시 불속으로 뛰어든다.
콘치타라는 수수께끼
이 소설을 단순한 팜므파탈 서사로 읽는 것은 절반만 읽는 것이다. 소설 속 남자는 여자의 모순적인 두 얼굴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종당하고 기만당하지만 단 한 번도 침범당하지 않은 여자의 몸으로 침범해 들어가고자 한다.
콘치타는 악녀인가? 그렇게만 볼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존재다. 다만 그 욕망이 마테오나 앙드레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뿐이다. 남자들이 그녀의 몸을 원한다면, 그녀는 그것을 내주지 않을 자유를 원한다. "신이 원한다면 나를 줄 수 있지만, 남자들이 원한다고 줄 수는 없어요. 나중에." 이 단 한 마디가 그녀의 세계 전체를 설명한다.
그는 직관적으로 쓰고 사진을 인화하고 피사체를 경험하는 감각으로 한 시대의 문학적 성과를 달성했다. 타인을 통해 자기 내부로 들어가려는 현대적 열망 — 넘쳐나는 감각은 자의식을 압도하거나 혹은 휘발시킨다. 관능의 매개이자 피사체일 뿐인 여성을 향한 끝없는 갈망과 관능을 붙잡으려는 강박은 더욱 강화되고, 그만큼 더 피사체에 집착하는 악순환으로 빠져들어 자신에게 무감해지고 자신을 폐쇄한다. 이 소설이 단순한 에로티시즘을 넘어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피에르 루이스라는 작가
피에르 루이스(Pierre Louÿs, 1870~1925)는 10대에 이미 수백 편의 시를 쓴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다. 고답파와 상징주의 시인들의 문학 모임에 참여하며 말라르메, 르콩트 드 릴 등 당대 거장들의 영향 아래 고대 그리스 문화와 고전 미학에 매료되어 스물두 살에 첫 시집 『아스타테』(1892)를 발표했다. 잡지 '라 콩크'를 창간하여 무명의 폴 발레리 등 젊은 시인들을 위한 무대를 제공했으며, 그즈음 오스카 와일드는 희곡 『살로메』를 피에르 루이스에게 헌정했다.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소재인 고대 그리스 소녀의 동성애와 삶을 기록한 산문시 『빌리티스의 노래』(1894)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출간 당시 피에르 루이스는 이 시집을 고대 그리스 시의 번역본이라 소개하여 전문가들조차 속았지만, 결국 피에르 루이스의 창작임이 드러났다. 이어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궁중 생활을 그린 소설 『아프로디테』(1896)는 35만 부가 팔리는 막대한 성공을 거두며 플로베르 이후 가장 완벽한 프랑스어 산문의 출현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리고 1898년, 단 세 주 만에 써 내려간 소설이 바로 이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다. 피에르 루이스의 이 작품은 메리메의 『카르멘』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소설로, "나를 사랑한다면 조심하라"는 경고가 그 기저에 흐른다.
영화와 문학 사이
이 소설은 조셉 폰 스턴버그, 줄리앙 뒤비비에, 특히 루이 브뉘엘 등의 감독들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브뉘엘의 1977년 작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다. 브뉘엘은 콘치타 역을 두 명의 다른 배우가 번갈아 연기하게 하는 초현실주의적 장치를 도입했다. 이 선택은 소설의 핵심 — 콘치타가 하나의 고정된 인물이 아니라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것 — 을 가장 영화적으로 포착한 해석이었다.
수전 손택이 포르노그래피의 문학적 성과라 평가한 소설 『세 자매와 어머니』와 함께 피에르 루이스의 대표소설로 꼽히는 이 작품은, 불란서책방 판본으로 피에르 루이스의 짧은 이야기 세 편 — 「새로운 즐거움」, 「X양의 고해」, 「가짜 에스더」 — 을 함께 수록하여 루이스 특유의 문학 세계를 더 넓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시대를 가로질러 살아남은 욕망의 고전
이 소설은 불꽃 같은 격정과 도착적 집착이 극한까지 밀어붙여진 걸작이다. 영화와 원작 소설 모두,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그 욕망의 대상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 사로잡힌 한 남자의 이야기로서, 보는 이, 읽는 이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간결한 문체, 촘촘한 서사, 그리고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두운 지층을 향한 정밀한 탐구 — 이것이 피에르 루이스가 1898년에 완성하고 김영신의 번역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닿은 이 소설의 힘이다. 욕망이란 결국 대상이 아니라 그 모호함 자체를 향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이 소설은 한 세기가 넘도록 잊히지 않는 언어로 증명하고 있다.
욕망의 모호한 대상 | 피에르 루이스
소설 속 남자는 여자의 모순적인 두 얼굴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종당하고 기만당하지만 단 한 번도 침범당하지 않은 여자의 몸으로 침범해 들어가고자 한다.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
www.aladin.co.kr
'프랑스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귀족의 가난, 이상주의자의 삶 : 빌리에 드 릴-아당 (0) | 2026.06.16 |
|---|---|
| 파리의 연인, 프랑스의 작가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슬픔의 긍지> (0) | 2026.05.02 |
| 유해한 남자 — 펠릭스 발로통 장편소설 (0) | 2026.04.27 |
| 의도하지 않은 가해자의 딜레마_유해한 남자_펠릭스 발로통 (0) | 2026.01.29 |
| Colette (2) : 프랑스 작가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소설가 (0) | 2024.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