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 하나로 자신의 삶 전체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 한상훈은 그 드문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날마다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일이 있든 없든 상훈이 형에게 극장은 직장이 아니라 집이었습니다. 살아가는 이유였고, 버텨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글에는 멋진 미사여구가 없습니다. 때로는 너무 솔직하고, 때로는 벅차게 무너집니다. 하지만 그 진심만은, 어느 거장의 수상소감보다 깊고 단단하게 다가옵니다. 그는 스크린 속 땀과 고통을 자신의 삶에 포개어 읽었고, 그렇게 체화된 고통과 숨결은 그의 문장 속에 차분히 각인되어 있습니다. “영화가 삶을 바꿨다”는 익숙한 말보다, “삶이 끝까지 영화를 놓지 않았다”는 문장이 더 어울리는 사람. 그 증거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극장이 사라질지라도, 그 극장에 앉았던 누군가의 마음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 하나가, 지금 당신 손에 들린 이 책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영화<무산일기> 감독 박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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