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영화의 곁에 있었던 사람.
그의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
조심스레 들춰보는 시네필의 일기장.
_봉준호
영화에 미쳐 살기 시작한 지 대략 30년이 지나 뒤돌아 보니 영화에 대한 열정은 나의 맹렬한 짝사랑이었다. 그것도 어쩌면 병적인 사랑. 나름 분석을 해보자면, 사람들로 부터 얻고 싶었던 사랑을 결코 얻을 수 없었던 나는 영화에 대한 짝사랑을 통해서라도 그 결핍을 채우려고 했다.
영화와 함께 살아왔지만 정작 영화로부터 그 어떤 보답도 받지 못한 것 같다. 한때 나와 함께 영화를 보던 사람 중 에는 현재 평론가나 감독이 되어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 도 많다. 반면에 나는 조금의 진전은 있었을지 몰라도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짝사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영화가 나를 사랑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 나는 영 화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했다. 이것은 또다시 실패를 의미 한다. 사랑은 상호적일 때 온전히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짝사랑하는 것은 타인과 소통하는 것보다 나에게 행복한 일이었다. 적어도 나는 영화로부터는 사람만큼 상처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나는 영화에 대한 병적인 사랑을 버릴 수 없었다.
나는 한때 타인과 소통할 수 없고 신앙적인 고민을 해결 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스크린 속에서 영원한 죽음을 꿈꾼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었다. 내가 살아있는 한 그런 형태의 죽음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오려고 했으나 그 또 한 쉽지 않았다. 마치 문명 세계에 적응하지 못했던 늑대 소년처럼 사람들과의 소통은 더 어려워졌다. 어느 순간 영화에서 현실로 돌아왔으나 다시 상처받고 영화로 돌아가고, 다시 필사적으로 현실로 돌아오려고 했으나, 또다시 상처받고 영화로 돌아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그런 가운데 부모님 모두 돌아가셨고 나는 더욱더 사람들과 멀어지고 내 삶은 점점 망가져 갔다.

<극장에는 항상 상훈이 형이 있다>는 한 관객이 영화와 삶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30년 간 겪어온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영화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시네필에게는 특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더불어 젊은 시절 영화에 열광했던 4050세대에게는 과거 영화에 빠졌던 아릿한 향수를 자극하고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영화와 삶이 밀착된 관객의 이야기이기에 영화학계의 연구자나 전공자, 평론가와 영화저널리트에게도 영화와 관객의 관계를 탐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로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를 선호하는 독자에게도 일상과 영화, 영화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야기 속에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일상 에세이로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극장에는 항상 상훈이 형이 있다 - 영화가 인생을 삼켜버린 한 남자 이야기
영화를 미치도록 사랑한 한 인간의 고백이 이 책 안에 있다. 영화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열병을 앓고 응답 없는 신호에 낙담하고 영화와 현실을 구분 못 한다는 주변과의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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