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근작 <더 킬러>(2023)에선 다음과 같은 대사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
“예측하되 임기응변하지 마라. 아무도 믿지 마라. 단계마다 자문하라 ‘이게 이득이 되는가.’ 그게 전부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사.
“공감하지 마라. 공감은 나약함이다. 나약함은 약점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전념해야 한다. 간단하다.”
‘예측’하되, ‘임기응변’하지 않는 영화
무슨 상투적인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을법한, 그런 만큼 삶에 있어 때론 지극히 당연한 지침들이다. 영화에서 이 대사는 주인공의 독백, 그러니까 일종의 방백 효과를 낸다. 관객들에게 주인공의 행동 원칙을 알려주는 셈인데, 주인공은 이 원칙에 철저히 입각한 행동을 말끔하게 완수해낸다._나를 알려고 하지 마! <더 킬러> (죽지 않는 시인의 영화 중에서)
<죽지 않는 시인의 영화>에 수록된 영화들
거울은 무얼 먹고 투명해지는가_거울
소년은 어떻게 아저씨가 되는가, 아니, 되어야 하는가_허공에의 질주
아버지는 늘 바깥에서 엇박으로 춤추지_아버지를 위한 노래
사랑은 괴물의 피를 마시고 산다_포제션
매 순간 다른 얼굴로 살아있으라!_홀리 모터스
세상은 더럽고 비참한 놀이터… 화끈하게 놀다 가자!_가여운 것들
“불편한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한다!”_인히어런트 바이스
‘학교’에서 진짜 스승은 학생 자신이다_예언자
오직 사랑하는 자만이 멸망하지 않는다_산책하는 침략자
외계인은 왜 지구인의 태아처럼 생겼을까?_싸인
인류는 변태(變態)하노니, 새로운 사랑을 발명하라!_티탄
인간은 기계를 만들고 기계에 먹히며 기계를 먹는다_미래의 범죄들
내가 ‘미셸’이냐고? 그냥 ‘그녀’일 뿐이야!_엘르
털 속에 숨은 몸은 보물일까, 괴물일까_퍼
복수는 달다, 아니 쓰다, 아니 드물게 예쁘다_발레리나
“뭘 물어봐? 그림을 보는 건 당신들이잖아?”_히든 어웨이
나를 알려고 하지 마!_더 킬러
무사는 죽어야 산다, 아니 죽음의 리듬으로 산다_고스트 독
예수는 모든 세기, 어느 어두운 지하에서 매번 부활한다_몬트리올 예수
괴물은 내 그림자 속에서 눈뜬다_맨헌터
“나? 바늘 하나로 세상 잡아먹을 사람이야!”_나이트크롤러
강물은 결국 과거로 흐른다_미스틱 리버
지옥이 따로 있나? 바로 여기가 지옥이지!_마더!
이 새로운 우주의 태아를 보라_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는 침묵 속에서 울리는 장대한 꿈이야!_멀홀랜드 드라이브
내게 영화는 너무 써!_8과 1/2
조커의 방아쇠는 누가 당긴 걸까_조커
내가 정말 조커냐고? 영화가 다 조커 놀음이야!_조커-폴리 아 되
이 세계는 조만간 자폭할 것이다!_김미 데인저
죽지 않는 시인의 영화 | 강정
시인이자 음악가인 강정이, 세상의 빛보다 어둠에서 더 선명하게 타오르는 영화들의 초상을 써 내려간다. 영화가 남긴 진동과 침묵을 붙잡는 시인에게 영화의 모든 장면은 몸으로 기록된다.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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